갈작갈작갈작….

“시끄러워.”

갈작갈작갈작….

“시끄럽다고!”

갈작갈작갈작….

“내 머릿속에서 꺼져!”

형호는 힘 없이 손을 휘적거리며 귀를 틀어막았다. 자꾸 형호의 귓속에선 알 수 없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무언가 갉아먹는 소리 같기도 했고, 병아리가 알을 깨는 소리 같기도 했다. 귀를 틀어막았지만 계속해서 들리는 소리에 형호는 참지 못하고 주변 물건을 부수기 시작했다. 컵, 책상, 창문 어느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사방의 물건이 다 부서지고 깨졌지만 형호는 멈추지 않았다.

-치직

스탠드를 들고 홀로 멀쩡히 살아있는 티비를 부수려는 순간, 티비가 제멋대로 켜졌다. 그리고 티비에서는 평화로운 도시와 사람들이 웃으면서 꽃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장면에서 한 남자가 차를 타고 퍼레이드를 하고 있었다. 그 남자는 머리 위에 왕관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형호,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형호는 멍하니 스탠드를 내려놓고 티비 앞에 앉았다. 자신과 같은 얼굴은 한 왕은 웃으면서 사람들에게 꽃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티비 너머에 있는 형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빙긋 웃으면서 말을 걸었다.